2018년에 방영된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수작 중의 수작이다. 삶에 대해, 행복에 대해, 소통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며, 기억에 남는 대사와 장면들이 수도 없이 많다. 방영된 지 한참 지난 작품이지만, 이런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빛을 잃지 않는다. 앞으로도 쭉 회자될 진정한 마스터피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주요 정보
- 채널 : tvN
- 방송기간 : 2018.03.21 ~ 2018.05.17
- 방송 횟수 : 16부작
- 극본 : 박해영
- 시청등급 : 15세 이상 시청가
- 장르 : 드라마/휴먼
- 출연 : 이선균, 이지은, 박호산, 송새벽, 고두심, 오나라, 장기용, 권나라 등
'박해영' 작가의 '나의 아저씨'.
'박해영' 작가는 [올드미스 다이어리], [또 오해영] 등의 대표작이 있다. 개인적으로 다른 많은 작품들 중에서도 최근작인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가 특히 인상적이다. 어찌 보면 이 두 작품은 드라마의 대중적인 흥행공식에 역행하는 작품들이다. 하지만 박해영 작가의 이 작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상적으로 남는 이유는 이 드라마들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에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잘 모르는 사람의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이 시대의 힘겹고 외로운 사람들의 정서를 정확히 어루만지는 진정성 있는 따뜻한 위로.
'불행'이 당연한 두 사람.
작품은 20대의 어린 여자 '이지안'(이지은)과 40대 중년 남자 '박동훈'(이선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이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는 것. 다시는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표정들을 보고 있자면 작품의 시작 부분은 숨 막힐 정도로 우울하다...
안쓰러울 정도로 '버티는 인생'을 살아온 '동훈'. 어릴 때부터 지독하게 삶에 치여, 세상에 대한 불신과 냉소만 남은 '지안'. 직장에서 상사와 비정규직 사원으로 만난 이들은 서로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불행이 당연해 보이는 이런 인물들에게서 점점 미소를 보게 되고 희망을 보게 되면서, 보는 이들은 이 두 인물을 응원하게 되기도, 이들로 인해 위로받기도 한다.
'좋은 어른'이란 뭘까.
극 중 '동훈'이라는 캐릭터는 어릴 적 크게 속 안 썩이고 부지런히 공부해서 '정도'라고 할 수 있을만한 착실한 인생을 살았지만 그의 삶은 지독하게 공허하고 불행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덕적으로 바른 사람이며, 차별받는 비정규직 사원에게 따뜻하게 선의를 베풀 수 있는 '현명한 어른'이다. 복잡하게 얽힌 사회적 관계 속에서 동훈은 위기를 맞기도 하지만, 결국 그가 베풀었던 선의들이 그를 구해낸다. 동화 같다고 여길수도 있겠지만,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우리 주변에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좋은 어른'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있을법한, 그래서 내 이야기 같은.
[나의 아저씨]는 기본적으로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에 관한 묘사가 아주 심도 있다. 동훈과 지안을 중심으로 주변인들의 이야기들에서도 인상적인 장면들이 참 많다. 장면과 대사 하나하나에 정말 많은 고찰이 들어가 있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일들이나 인물들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 등, 타인들과의 관계에 대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런 이야기들은 현실적이지만 동화 같으며, 가벼워 보이지만 아주 무겁기도 하다.
주연인 '이선균' 배우와 다른 모든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하다. 특히, 가수 '아이유'가 배우 '이지은'으로 연기력에서 크게 인정받은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아이유는 가수로서도 탁월하지만 배우로서도 아주 훌륭한 것 같다.
'행복'에 관한 고민.
'망해도 괜찮은 거구나',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망가져도 행복할 수 있구나'...
안심이 됐어요.
- 최유라(권나라)의 대사 -
극 중 동훈은 3형제 중 한 명이다. 그의 형제와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모두 실패를 맛봤거나, 망가지고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의지하며, 그 속에서도 행복을 찾아내는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참고 버티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이들이 더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수많은 장면들 중에서도 특히 마지막 장면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이건 직접 봐야 하는 명장면이다. 버텨내는 삶을 살던 이들이 결국 그 버티기를 멈추고 나서 비로소 마음의 평안을 찾는다는 점이 참 인상적이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그저 버텨내는 일'에 쓰고 있을 우리들에게, [나의 아저씨]는 진정한 행복이 어떤 것인가에 관한 울림 있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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